미디어렙, 광고 판매회사
미디어광고미디어렙, 광고 판매회사
미디어렙은 매체사를 대신하여 광고주나 광고회사에 광고시간이나 지면을 대신 판매해주고 매체사로부터 판매대행 수수료를 받는 회사를 의미합니다. 매체를 뜻하는 미디어와 대표자를 뜻하는 레프리젠터티브의 합성어로 미디어렙이 미국에서 통용되는 말이라면 영국에서는 판매회사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미디어렙과 유사한 개념으로 구매전문회사(buying company, media independent)가 있는데, 이들은 광고주와 광고회사를 대신하여 광고시간과 지면을 구매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즉 미디어렙이 매체사의 입장에서 광고를 대신 판매하는 회사라면 구매전문회사는 광고주와 광고회사의 입장에서 광고를 대신 구매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미디어렙 근거
방송광고 판매와 관련하여 당사자 간의 직거래를 제한하고, 미디어렙을 통해서만 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는 방송사가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광고주에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반대로 자본가인 광고주가 광고를 빌미로 방송사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만약 방송광고물을 놓고 방송사와 광고주간에 직거래를 하게 된다면, 방송사와 광고주 사이에 세력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 공정한 거래를 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예컨대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광고주의 경우는 방송사의 여러 가지 횡포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으며, 광고주가 자본력이 막강한 경우에는 방송사가 그 광고주에 의해 좌우되어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송사로 전락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 합니다.
방송사가 미디어렙을 이용하게 되면, 방송의 편성 및 제작을 광고영업과 분리시켜 전문화, 효율화를 꾀함으로써 방송경영의 합리화와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고, 광고주의 입장에서도 미디어렙이 시청률 조사 등의 분석 자료를 통해 광고주들에게 적합한 방송광고를 제시해 주고, 사후 광고효과 분석과 같은 방송광고에 관련된 제반 서비스를 제공해 주므로 자신의 조건에 맞는 최적의 프로그램을 찾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된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미디어렙을 통해 방송광고의 판매와 구매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영국 사례
1927년 영국의 BBC가 공영방송으로 전환됨에 따라,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욕구충족을 위해 상업방송 ITV가 출범했습니다. 이때부터 영국은 수신료를 주요 재원으로 하는 공영방송과 광고수입을 재원으로 하는 상업방송이 공존하는 체제로 발전해왔습니다. 이는 대륙 국가들에 비해 20~30년 정도 빠른 시작이었습니다. 영국의 공영방송 채널은 BBC(BBC One, BBC Two), 채널 4, S4C, BBC 월드가 있습니다. BBC는 광고 없이 수신료로만 운영되고 있으며, 채널 4, S4C, BBC 월드의 경우 공영 미디어렙을 통한 광고판매 수익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민영방송(상업방송) 채널로는 채널 3(ITV)와 채널 5가 있습니다.
민영방송 채널의 광고는 대부분 방송사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미디어렙에서 판매합니다. ITV는 케이블TV, 위성TV 등의 뉴미디어가 등장하자 방송의 산업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ITV의 소유구조를 간소화, 통합화 했는데, 미디어렙 역시 단일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2004년, 과거 12개였던 민영 미디어렙이 현재는 ITV Sales 하나로 통합되었습니다. ITV와 미디어렙이 단일소유구조로 변화한 것은 영국 방송과 광고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ITV는 광고수익의 극대화를 위한 시청률 경쟁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영국 정부가 이렇게 규제를 완화한 이유는 케이블, 위성TV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지상파의 독점구조가 붕괴되면서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유규제 완화를 통해 지상파의 산업적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 프랑스 사례
프랑스의 방송광고 판매시장은 공영4개, 민영3개 채널을 바탕으로 공영과 민영 미디어렙 경쟁구조로 정립되어 있습니다. 1982년 방송커뮤니케이션 자유화원칙이 선언되고, 1984년 민영 상업방송이 잇달아 개국하면서 민영방송 광고판매를 담당할 민영의 미디어렙이 설립되었습니다. 이는 신설 민영방송이 RFP(프랑스광고공사)와 공동 미디어렙을 갖는 것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민영 미디어렙을 설립하고자 했기 때문이라 합니다.
프랑스의 공영방송에는 France Télévision 산하의 F2, F3, La cinequiem(F5) 및 독일과 공동의 공영방송사인 Arté 등이 있고, 상업방송으로는 TF1, M6, Canal+의 3개 채널이 존재합니다. 이들 상업방송은 광고주에 대한 방송광고 판매가 주 수입원이며, 각 방송사에서 자회사 형태의 미디어렙을 설립하여 광고판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공영의 독점 미디어렙에서 출발하여, 다수의 공영 미디어렙이 경쟁하는 모드를 거쳐 현재의 공영과 민영의 미디어렙이 경쟁하는 체제로 변화해왔습니다. 이러한 단계적 발전 과정은 광고시장과 매체에 줄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됩니다.
● 독일 사례
독일 텔레비전 방송도 공영과 민영의 이원화 체제를 갖는데 지방분권식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민영방송이 출범한 것은 1984년인데, 이 때 전송로로 이용된 것은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이었습니다. 따라서 독일의 경우, 공영방송은 지상파TV, 상업방송은 위성과 케이블TV 라는 식으로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이 전송로에서부터 구분되는 특징을 보입니다. 공영방송에는 채널1TV인 ARD(ARD1,3)와 채널2TV인 ZDF가 있습니다. 독일 공영방송의 주요 재원은 시청료와 광고수익인데, 먼저 ARD는 독일의 모든 주안에 있는 방송사들이 가입하여 유지 및 운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ARD는 각 주의 방송사들에게 독립을 보장하고 각 주의 공동위원회 협의회를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방송광고는 방송사가 직접 판매를 하는 형태를 갖지만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망 광고는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이 자회사 인 공영 미디어렙 ARD Werbung Sales & Service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공영방송인 ZDF의 경우도 광고판매를 자회사 형태인 공영 미디어렙 ZDF Werber fernsezhen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민영방송으로는 SAT.1, RTL, RTL2, Pro7 등이 있다. 독일의 민영방송 광고 판매도 공영방송과 같이 대부분 방송사의 자회사 성격을 가지는 미디어렙을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RTL, SAT.1, Pro7 등은 RTL의 자회사인 민영 미디어렙 IP를 통해 광고를 판매하고 있고, Pro7은 IP를 통한 광고 판매와 함께 방송사 직접 판매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은 타 유럽국가에 비해 방송사 직접 판매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방송사와 광고회사간의 컴퓨터를 통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미국 사례
미국의 경우는 매우 넓은 국토 범위로 텔레비전 방송국이 모두 1,538개나 되며 이 가운데 상업 방송국이 1,177개 그리고 비상업 방송국이 361개 정도로 추정됩니다. 초기 공영방송의 경우 1967년 설립된 '공영방송법인(CPB)'와 '공영텔레비전 방송망(PBS)기준으로 광고 집행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하였으나, 1984년 이후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2분 30초 범위 내에서 30초 이내의 제품광고를 부분적으로 허용하였다. 공영방송의 경우 대부분의 재원은 시청자들로부터의 모금, 기업협찬, 시설대여 등으로 조달한다 합니다.
민영방송에서 네트워크 광고(network advertising)의 경우는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함께 방송되는 광고로 200개 이상의 방송국을 통해 동시 광고방송을 실시하며, 광고판매는 네트워크 자체 광고영업 조직에 의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미디어 렙 제도는 법적인 규제보다는 경제적인 기업 행위로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인데 그런 이유로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내부조직 또는 자회사 형태로 미디어 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방송사가 직접 광고 판매를 위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아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 일본 사례
일본은 1950년 시행된 방송법과 전파법에 의해 NHK의 특수 법인화가 있었고 민간 방송업자에 대한 문호개방도 이루어져, 공영방송인 NHK와 민영방송이 각자의 특색을 유지하며 공존해 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민영방송은 1997년 기준 총 182개사가 운영되고 있는데 텔레비전 단독운영이 85개사이며,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겸영하고 있는 곳이 36개사가 있습니다. 민영방송의 경우 대부분의 방송사가 광고를 직접 판매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경우 순수한 미디어 렙은 존재하지 않지만 대형 광고회사들이 미디어 렙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독특한 형태를 갖습니다.
방송광고 판매형식은 방송사가 직접 판매하고 있는 형태이나, 실제적으로는 일본 특유의 시스템인 광고회사가 판매 및 구매의 미디어 렙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1997년 기준으로 보면, 텔레비전 광고의 경우 텐쯔와 하쿠호도의 광고 점유율이 50% 이상이며, 프라임타임(prime time)의 경우 약 70%를 확보하고 있어 이들 광고회사가 매체의 독과점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도 최근 다국적 광고회사인 WPP의 아사츠에 대한 지분 참여와 TBWA의 닛포 매수로 인하여 매체환경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 미디어 렙의 출현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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